2024년 2월 24일 토요일 킨텍스에서 개최된 ado의 내한 콘서트의 관람 후기이다.
ado는 2024년 2월 ~ 4월에 THE FIRST WORLD TOUR “Wish” 라는 이름의 월드 투어를 하고있는데 한국은 2월 24일에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아시아말고도 유럽,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 콘서트를 도는걸 보니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ado의 콘서트 홍보물을 보면 알겠지만, 실제 자신의 얼굴을 안보여주고 캐릭터 이미지로 활동하는 우타이테 문화의 가수이다. ado는 보카로 원곡 노래의 우타이테로 유명해지다가, 2021년 ‘웃세와’라는 노래로 확 뜨게됬고, 2023년 원피스 주제곡으로 대중픽으로 간 가수로 알고 있다. 싱어송라이터는 아니고, 일본의 프로듀서들이 작곡/편곡한 노래를 자신의 보컬 스타일을 입혀서 노래하는 가수이다. 언젠가는 작사/작곡 자신이 전부 다한 오리지널송을 부를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최근에는 영국, 미국 락음악만 들어서 일본 가수 내한 공연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예전에 프로세카할때 보카로쪽 노래 들으면서 ado노래도 몇번 들은 기억이 있었고, 오타쿠 친구가 자꾸 가자고 꼬드겨서, 콘서트도 처음 가보는 겸 ado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오후 7시에 공연 시작이라서 6시쯤에 킨텍스에 도착했는데 친구가 다이소에서 응원봉 사야한다고 해서 쇼핑몰쪽 들렀다 가느라 좀 늦었다. 6시 40분에 티켓, 팔찌 교환하는 곳에 갔는데 이름별로 나눠서 줄을 서고 있었다. 근데 줄이 너무 길어서 어디로 서야되는지 헤매다가 안내원한테 물어봐서 줄을 겨우 찾았다. 킨텍스쪽에서 줄관리를 못한건지, 공연 입장줄이랑 티켓 대기줄이랑 섞여서 장소가 정말 혼잡했다.. 그래도 티켓 나눠주는 사람들은 친절하고 예뻤다.
공연장 입구 옆에 md상품(굿즈)를 파는 곳이 있었는데 우리는 늦게 가서 다 매진된 상태였다. ado 글씨 적혀있는 종이 같은걸 사람들이 많이 들고 있던데, 현장에서 판건지 나눠준건지는 모르겠다.
스마트폰 예약 화면이랑 신분증 보여주면 종이 티켓을 주고 팔찌를 차준다. 공연 입구 대기줄에서 기다리는데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고 간간히 코스프레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오타쿠들이 많은 만큼 특이한 사람이 많았다.
나는 Z구역이라서 무대가 좀 멀게 느껴졌다. 그래도 사운드는 크게 빵빵 들렸다.
사진부스이다. 공연 끝나고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찍고 갔다.
킨텍스 공연장인데, 내부는 꽤 컸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입구에서 내려오는데 천명은 족히 넘어보였다.
친구랑 붙은 자리를 찾지를 못해서 친구랑 헤어지고 따로 앉았다. 옆에 사람들보니까 대부분 혼석인듯 했다.
공연 시작이 7시인데 사람들 입장이 늦어져서 실제로는 7시 20분쯤에 시작했다. 응원봉 들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공연 시작전에 all night radio 들려주길래 아 저건 안 불러주겠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그랬다..
공연 세트리스트(셋리)는 하단과 같다.
1. 신시대 新時代
2. 웃세와 うっせぇわ
3. 럭키 부르트 ラッキーブルート
4. 레디메이드 レディメイド
5. 리벨리온 リベリオン
6. 물거품 룰라바이 ウタカタララバイ
7. 마더랜드 マザーランド
8. 기라기라 ギラギラ
9. 토트 무지카 Tot musica
10. 아이시테 아이시테 아이시테愛して愛して愛して
11. 나는 최강 私は最強
12. 아수라짱 阿修羅ちゃん
13. 쿠라쿠라 クラクラ
14. 밤의 삐에로 夜のピエロ
15. 마음이란 이름의 불가해
心という名の不可解
16. stay with me
17. Show 唱
ㅡ앵콜ㅡ
18. 역광 逆光
19. FREEDOM フリーダム
20. Odo 踊
공연장이 어두워지니고 ado가 등장하니까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면서 호응했다. 무대를 보면 ado가 특수 박스안에 있고 드럼, 기타의 밴드가 있었다. 바로 신시대부터 부르기 시작했는데 가창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칼찌르듯이 시원한 보컬에 샤우팅이 정말 좋았다. 멜로디, 랩의 강약조절을 잘해서 음원보다 훨씬 호소력이 있었다. 그리고 호흡이 정말 길고 노래부르면서 간단한 춤도 추는게 센스도 어느정도 있어보였다.
공연 사진은 못찍어서 구글링으로 찾은 다른 공연 사진이다. 저렇게 특수한 박스안에서 마이크 잡고 춤추면서 노래부른다. 감옥 철창에 그림자로 실루엣이 보인다. 공연 끝나면 박스가 불투명하게 바뀌던데 어떤 원리인지 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노래는 신시대, Tot musica, 쿠라쿠라, stay with me였다. 특히 Tot musica는 음원보다 훨씬 강렬하게 들렸다. 시끄럽고 신나는 노래만 부르다가 중간에 stay with me가 나와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게 정말 좋았다. 아이시테 X 3 도 불렀는데 보카로 노래도 불러줘서 좋았다.
17. Show 부르기전에 ado가 인사 해주고 한국어 쓰면서, 바나나우유, 닭한마리, 첫 해외여행 한국 등등 여러 재밌는 얘기를 했다. 한국어 공부하고 있다고 하던데, 일본인 특유의 받침 안되고 어눌한 말투가 한국어 처음 배우는 티가 났다. 한국어를 잘 못해서 다음에 내한하면 더 잘해져서 오겠다고 한거같다. 나머지 얘기한 거는 잘 기억이 안난다.. 노래부를 때는 그렇게 목소리가 크게 느껴졌는데 말할때는 조곤조곤 조용한 느낌이다. 그리고 목소리가 깨끗하고 은근 귀여웠다. (일본인이 하는 한국어가 사실 다 귀엽게 느껴지긴 한다.)
다음 곡이 아쉽지만 마지막 곡이라고 하고 show를 부른다음에 늘 그렇듯이 앵콜로 3곡을 불러줬다. 마지막의 odo로 대미를 장식했다. ado의 카리스마 넘치고 파워풀한 보컬을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공연 시간은 총 1시간 30분정도였다.
지금까지 좋은 것만 얘기했는데 이제는 나빴던 것을 얘기해보겠다. 사실 나는 이 콘서트가 전체적으로는 별로였다.
일단 킨텍스의 음향이 정말 아쉬웠다. 내가 콘서트가 처음이라 모든 공연장이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보컬에 비해 반주 소리가 너무 커서 목소리가 많이 묻혔다. 랩파트는 뭐라 하는지 거의 안들렸다.
진동이 너무 커서 뭔 두두둥..하고 진동만 몸에 느껴지고 음악 반주만 크게 들리고 목소리는 안들리고.. 방에서 컴퓨터 스피커로 듣는 것보다 음향이 안좋다. 그리고 내가 귀건강이 안좋은데, 공연 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아파서 고문을 받는 느낌이었다.. 중간에 더는 안되겠어서 에어팟을 꼈는데 배터리가 중간에 다되서 그 큰 소리를 다 들었다. 근데 계속 듣다보니까 마지막에는 큰 소리에 귀가 익숙해지더라. 아무튼 나는 앞으로 귀건강때문에 공연장은 안갈듯 싶다.
두번째는 무대가 너무 멀고, ado 실루엣만 보여서 공연을 보러온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앞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머리때문에 무대가 잘 보이지가 않았고, ado가 박스에 갇혀서 움직이고, 밴드 멤버들도 계속 가만히 연주만 해서 재미가 없었다. 보통 내가 아는 콘서트는 관람객들이랑 소통하고 무대에서 많이 움직이는 걸로 알고 있어서 더 그런듯 했다.
이렇게 나는 콘서트 내내 고통스러워서 나쁜 평가를 내렸지만, 주변 관람객들은 형광봉 흔들면서 소리지르고, 떼창하고, 중간중간 조용할때 아도 사랑해라고 소리지르고 난리친걸 보니, 대부분은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친구도 엄청 만족해 했다. 다들 열정이 넘치고 흥분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못 느끼는게 신기했다. 일본 음악을 많이 듣던 시절에는 ado 공연을 듣고 좋아했을까? 지금은 일본 음악의 자기복제하는 멜로디랑 리듬이 질려서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다.
공연 중간중간에 스태프가 사진찍는 사람들을 내보내는게 보여서 관람객 관리는 잘한듯 싶다. 근데 주변 자리에 안씻는 사람들이 모인건지 살짝 악취가 느껴졌다..
이상 아도 내한 콘서트 후기였다. 정리하자면, ado의 보컬 실력은 뛰어났으나 주변 환경이 모든걸 망친 공연이었다. 반주없이 아카펠라로 아도 보컬만 듣고 싶다.
여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좋은 환경의 공연장에서 arctic monkeys, muse, the strokes 등등의 내가 좋아하는 미국,영국 락밴드의 공연을 듣고 싶다.
근데 공연장 소리가 적당히 커서 고통스럽지 않은 정도여야한다..
이런 형태의 좁은 공연장에서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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